와인·슈즈·캐러밴…설렘 가득한 '박람회 천국'

입력 2015-07-27 07:00  

독일 뒤셀도르프



라인 타워에서 야경을 감상하거나 강변에서 알트 맥주를 한잔 기울이는 것도 낭만적이다. 런던과 파리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일본인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일본풍 슈퍼마켓, 서점, 초밥집 등이 여럿 모여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하지만 독일 뒤셀도르프의 진수는 1년 내내 다채로운 박람회가 열린다는 것. 기기묘묘하게 특수분장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디자인 쇼’,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규모의 ‘국제 보트 전시회’, 캐러밴과 캠핑용품이 즐비한 ‘국제 캐러밴 전시회’ 등 종류도 끝없이 다양하다.

낯선 듯 익숙한 ‘독일 속 작은 일본’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중심도시 뒤셀도르프는 독일 쾰른에서 50㎞ 떨어져 있다. 유적이나 명승지가 많은 관광도시는 아니다. 오히려 교통과 산업이 발달해 여러 해외 기업들이 진출한 국제적인 상업도시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인근의 대도시 쾰른으로 가는 길에 들른 여행자이거나, 출장으로 방문한 김에 하루 정도 관광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쪽이든 짧은 시간에 둘러보려면 중앙역 부근에서 라인 강 방향으로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중앙역에서 700m 떨어진 임머만(Immermann) 거리는 초밥집, 우동집, 일본 식료품점 등이 모여 있어서 ‘일본 거리’로 불린다. 현지인들에게는 마치 차이나타운처럼 동양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거리로 알려져 있다. 메인 거리로 들어서서 맛있다고 소문난 일본 라면집에 들어갔다. 독일어와 일본어가 병기된 메뉴판이 생경하게 다가온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는 일본인 주인장의 물음에 한국이라고 대답하니 서툰 우리말로 인사를 건넨다. 주변에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거주해서 한국 식료품을 파는 마트도 있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있단다. 고소한 라면 못지않은 친절한 마음씨에 왠지 이 거리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시인 하이네의 자취를 따라 라인 강까지

임머만 거리에서 1㎞ 떨어진 쾨니히스(Konigs)로 걸음을 옮겼다. 패션의 거리로 유명한데 거리 한가운데로 흐르는 수로 양옆으로 가로수가 늘어섰고, 그 옆에 명품 매장이 즐비하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들르는 곳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활기를 느낄 수 있다. 화려한 쇼윈도들을 뒤로하고 옛 시가지 쪽으로 향했다. ‘로렐라이’와 ‘노래의 날개 위에’로 유명한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생가를 만날 수 있다.

하이네는 이곳에서 가난한 유대계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생가는 현재 문학 전문 서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인리히 하이네 1797년 12월13일 태어나다’는 명패가 그의 삶을 짐작하게 한다.

라인 강변으로 걸음을 옮기니 멀리 240m 높이의 라인타워가 보이고, 강변에는 노천 테이블이 놓인 바가 늘어서 있다. 독일은 지역마다 고유의 맥주를 가지고 있는데, 뒤셀도르프를 대표하는 건 에일 맥주의 일종인 알트(Alt) 맥주다. 쌉쌀한 알트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더위가 한 방에 날아간다. 땀을 씻어주는 강바람에 시원한 청량감마저 더한다.

세계인을 독일로 불러모으는 초대형 전시장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세계에서 다섯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장인 ‘메세 뒤셀도르프(Messe Dusseldorf)’가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의 킨텍스나 코엑스에 해당하는 곳이지만 면적은 30만6329㎡로, 코엑스의 약 8.5배다. 뒤셀도르프는 국제적인 박람회의 도시로 유명해서 한국에서도 박람회와 연계된 여행상품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봄, 세계적 와인 전시회인 프로바인(Prowein)을 보기 위해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땐 전시장 안에 전 세계의 와인이 가득했다. 도시 곳곳의 바와 레스토랑에서는 싼 가격에 훌륭한 음식과 와인을 팔았다. 그때의 설렘을 되새기며 전시 안내를 살펴봤다. 7월 말과 8월에는 화려한 런웨이가 펼쳐지는 ‘국제 슈즈 및 액세서리 전시회’와 최신 캐러밴과 캠핑용품이 등장하는 ‘국제 캐러밴 전시회’가 열린다. 세계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박람회는 여행을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닐까.

이것 만은 꼭!

메세 뒤셀도르프의 박람회 입장료는 하루 50유로 정도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뒤셀도르프 시내 교통 요금이 포함돼 있어서 지하철, 버스, 트램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 일정은 메세 뒤셀도르프의 한국사무소인 라인메세(rmesse.c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현지보다 싸게 입장권을 살 수 있다.

‘일본 거리’로 불리는 임머만 거리는 중앙역과 가깝고 근처에 한국 마트도 있다. 숙소로 추천할 만한 호텔은 ‘호텔 니코 뒤셀도르프’다. 5성급 시설을 갖췄으며 조식 뷔페가 맛있다. 다채로운 뷔페 메뉴 중엔 밥, 일본식 된장국, 장아찌 등도 있어서 서양식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특히 선호한다.

뒤셀도르프(독일)=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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